개요 성립역사 정각정행 지은보은 불법활용 무아봉공 교리적 특성
개요
원불교 교단의 지향점을 정각정행(正覺正行)・지은보은(知恩報恩)・불법활용(佛法活用)・무아봉공(無我奉公)의 네 가지로 요약한 강령이다. 원불교의 교리는 법신불일원상을 중심으로 하여 신앙문(信仰門)과 수행문(修行門)으로 전개되었는데, 신앙문은 인생의 요도를 밝혔고, 수행문은 공부의 요도를 밝혔다. 이와 같이 신앙과 수행의 두 가지 갈래를 따라 인생의 요도와 공부의 요도가 정비되어 있으며, 각종 교리 또한 두 흐름으로 전개되어 준맥을 이루고 있다.
그러한 전체 교리와 교단의 지향점을 집약하여 네 가지로 집약하여 놓은 것이 바로 사대강령이다. 원불교의 개교이념을 ‘정신개벽’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는 포괄적이며 원불교 교단의 전반적인 지향점은 될 수 있으나 구체성은 적다. 이 개교이념의 각론적 성격을 지니면서, 개인적으로는 신앙과 수행을 아우르며 교단적인 지향방향 내지는 사회적 이념으로까지 전개시킬 수 있는 구체적 실천적 체계가 바로 사대강령이라 할 수 있다.
성립역사
①《불교정전》본:사대강령이 처음 출현한 것은 《불교정전》(1943)이다. 그 이전에 사대강령과 관련한 소태산대종사의 법문이 설시된 정확한 기록은 없다. 《불교정전》에서의 사대강령은 ‘교리도’를 거북이의 모습으로 볼 때, 네 발의 위치에 있다. 여기서의 사대강령은 정각정행・지은보은・불교보급・진충보국의 네 가지로, ‘교리도’의 네 모퉁이에 해당하는 부분과 ‘교리도’ 중앙 하단부에 중복하여 제시됨으로써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②《불법연구회근행법》본:1943년 12월에 나온 《불법연구회근행법》을 보면 정각정행에 관한 설명에서 차이가 보인다. 《불교정전》에서는 “정각정행이라 하는 것은 일원의 진리 곧 불조정전의 심인을 오득하여 그 진리를 체 받아서 안이비설신의 육근을 작용할 때 불편불의 무과불급한 원만행을 하자는 것이며”라고 되어 있음에 반하여 《근행법》에서는 “정각정행이라 함은 원래에 요란함도 없고 어리석음도 없고 긇음도 없는 각자의 본성을 오득하여 그 진리를 체 받어서 요란함도 없고 어리석음도 없고 그름도 없는 원만행을 닦자는 것이오”라고 개변되어 있다. 이는 삼학의 측면에서 정각정행을 조명하여 원만행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③《불교정전》 개쇄본:1945년 해방을 맞게 된 교단은 일제강점기를 통해 《불교정전》에 본의 아니게 첨가 된 내용의 일부를 수정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때 ‘교리도’와 ‘사대강령’의 대의가 일부 바뀌게 되는데, 이를테면 ‘진충보국’이 ‘무아봉공’으로 그 본래의 뜻을 찾으면서 적극적 봉공성과 세계성을 회복하게 된 것이다.
④《원불교교전》본:1962년(원기47) 《원불교교전》으로 재편하면서 사대강령도 한차례의 변화를 겪게 된다. ‘교리도’에서 보면 사대강령의 조목 중 ‘불교보급’이 ‘불법활용’으로 변화하고 중앙 하단에 위치하고 있던 사대강령의 조목들이 삭제되었다. 또한 《정전》 ‘사대강령’의 내용들이 대폭적으로 수정됨과 아울러 그 위치도 교의편의 첫머리에 위치하던 것이 교의편의 맨 끝으로 옮겨지게 된다. 그 내용은 사대강령 조목의 개별적인 제시를 생략하고 “사대강령은 곧 정각정행・지은보은・불법활용・무아봉공이니” 하는 정도로 대치시키고 있다.
특히 지은보은의 조항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예를 생략하고 많은 부분을 윤문했으며, ‘불교보급’은 ‘불법활용’으로 바꾸고 그 내용을 수정했다. ‘무아봉공’ 이후에 “몰아 말하자면 정각정행을 하고 지은보은을 하고 불교보급을 하는 것은 무아봉공을 하기 위함이니라” 하는 부분을 삭제했다. 이러한 변화를 보면 사대강령이 지닌 전체 교리 중에서의 비중이 다소 감소했으며, 불교적 색채를 탈피하려는 경향이 엿보이고 있다. 이는 새 시대 경전으로서의 품위와 조건을 갖추자는 의도에 의하여 개변된 것이며 시대의 변화를 따라 소태산의 본래 의도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로 이해된다.
정각정행
《정전》 교의편 제7장에서 ‘정각정행’을 설명하면서 “일원의 진리 곧 불조정전의 심인을 오득하여 그 진리를 체 받아서 안・이・비・설・신・의 육근(六根)을 작용할 때에 불편불의하고 과불급이 없는 원만행을 하자는 것이며”라고 하고 있다. 이는 ‘교리도’에서 일원의 성격을 밝히고 있는 내용과 상통한다. 일원의 정체는 법신불이며, 그 진리는 우주만유의 본원이 되고 제불제성의 심인이 된다. 게다가 일체중생의 본성이 된다고 하는데 그것은 그 진리・심인을 오득하고 체받아서 진리행을 해야 한다는 당위적 사실들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정각정행은 일원의 진리를 깨쳐 일원의 진리행을 하자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산종사는 “정각정행이란 일원의 진리를 알아서 원만하게 행하는 것이요, 지공무사한 자리를 알아서 지공무사하게 쓰는 것이며 생멸 없는 자리를 알아서 생사에 해탈하는 것이요 일체 만상이 없는 자리를 알아서 경계에 끌리지 않는 것이다”(《한울안 한이치에》)라고 말하여 정각정행을 일원의 진리와 연결시키고 있다. 일원의 진리를 체 받아서 인간의 행으로 연결시킨 내용으로는 《정전》 ‘일원상법어’를 들 수 있다. 이처럼 정각정행은 일원의 진리를 깨치는 것과 그 진리를 체받는 행을 말한 것이요, 이를 체 받는 행은 육근 동작의 원만구족하며 지공무사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각정행의 논리는 삼학수행에서 본다면 정신수양과 사리연구를 정각에, 작업취사를 정행에 배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훈련법에 적용한다면 정기훈련을 정각에, 상시훈련을 정행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상시응용주의사항 1조에 적용한다면 온전한 생각은 정각이며, 취사는 정행으로 대비시킬 수 있다. 이처럼 수행의 측면에서 정리한 원불교의 교리를 이분적 구조로 본다면 정각정행에서 벗어남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각정행의 이념은 일원의 진리를 체 받아서 육근동작을 원만하게 하여 궁극적으로는 개인적으로 부자유와 구속과 무지에서 탈피해 자유인이 되게 하는 동시에, 모든 사람이 함께 실행하여 마음의 자유에 의한 대낙원세계를 건설하게 하는 교리라 할 것이다. 1948년(원기33)에 반포된 〈원불교교헌〉의 총강 제1조에 “원불교는 우주의 원리요 제불의 심인인 곧 일원대도에 근본하여 정신(正信)・정각・정행을 종지로 한다”는 내용은 정각정행이 차지하고 있는 원불교의 이념적 위치를 확인케 하는 것이라 하겠다.
지은보은
《정전》 교의편 제7장에서 ‘지은보은’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천지와 부모와 동포와 법률에서 은혜 입은 내역을 깊이 느끼고 그 피은의 도를 체 받아 보은행을 하는 동시에 원망할 일이 있더라도 먼저 모든 은혜의 소종래를 발견하여 원망할 일을 감사함으로써 그 은혜를 보답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사은의 은혜 입은 내역을 알아서 보은행을 하며 원망할 일을 감사함으로써 보은하자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지은 곧 은혜를 안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은혜의 보편성을 인식한다는 말이다. 소태산은 일원과 사은과의 관계에 대하여 일원상의 내역은 사은이요, 사은의 내역은 우주만유로서 천지 만물 허공법계가 다 부처 아님이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우주의 진상을 은혜로 보고 이 은혜가 충만하여 있다고 하는 범은론적(汎恩論的) 실상을 아는 것이 지은이요, 그러한 사고의 실천적 결론은 감사 보은행 즉 보은인 것이다. 이러한 지은보은의 체계는 한편 ‘응용무념의 행’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응용무념의 도’는 천지은에서 보은의 대요이다. 천지처럼 무상의 심경으로 오직 보은한다는 마음 뿐 은혜를 베푼 후에 보답이 없음에 대하여 원망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므로 지은보은은 상대적 원망이나 상대적 해독의 차원을 넘어서서 절대적 은혜, 근원적 은혜를 강조한 실천 강령이라 하겠다.
지은보은과 비슷한 실천 강령으로 일상수행의 요법 제5조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지은보은은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는 조항을 더 간략화시키면서도 그 의미를 수렴하고, 나아가 그 은혜의 근본태까지도 포괄하고 있다. 또한 감사한 마음으로 돌리는 것만이 아닌, 적극성을 지닌 보은의 실천성을 앞세움으로써 보다 강한 역동성을 강조한 이념이라 하겠다. 이처럼 지은보은은 개인적으로는 은혜의 세계를 기반으로 ‘신앙적 인간상’을 보이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상극과 갈등의 세계를 벗어나 원불교가 지향하고 있는 상생과 보은의 세계를 지향하는 함축성을 지닌 이념으로 파악된다.
불법활용
《정전》 교의편 제7장에서 ‘불법활용’은 “재래와 같이 불제자로서 불법에 끌려 세상일을 못할 것이 아니라 불제자가 됨으로써 세상일을 더 잘하자는 것이니 다시 말하면 불제자가 됨으로써 세상에 무용한 사람이 될 것이 아니라 그 불법을 활용함으로써 개인・가정・사회・국가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사람이 되자는 것이며”라고 하고 있다. 불법활용의 이념이 내포하고 있는 것은 재래의 불법에 대한 비판의식과 더불어 미래불법의 지향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불교가 미래세계의 주교가 될 것(《대종경》 서품15)이라는 시대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음은 물론이다. 소태산의 안목에 비친 미래의 세계는 불법을 주체로 한 이상적 불국토이다.
따라서 불법활용은 그러한 세계를 향한 필연적 과정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소태산은 불법활용의 방향을 “부처님의 무상대도에는 변함이 없으나 부분적인 교리와 제도는 이를 혁신하여 소수인의 불교를 대중의 불교로 편벽된 수행을 원만한 수행으로 돌릴 것이다”(《대종경》 서품16)라고 말한다. 그래서 소태산은 초기에 《조선불교혁신론》을 저술하여 혁신으로부터 불법활용의 출발을 했고, 말기에는 법신불일원상을 신앙할 것을 제시하여 이상적 불국토 건설을 목표하는 것으로 불법활용의 마감을 짓고 있다고 이해된다. 이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소수인의 불교를 대중의 불교로, 편벽된 수행을 원만한 수행으로 하도록 했으며 모든 면에서 승속의 차별을 없애고 현실생활 속에서 불법을 조화시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불법활용의 뜻을 이해하는데에는 ‘교법의 총설’이 유용하다. 거기에서 소태산은 ‘불교는 무상대도라’고 전제하고 ‘너른 생령이 다 불은을 입게 하는 종교,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사은과 삼학으로 신앙과 수행의 강령을 정하며, 모든 종교의 교지도 통합 활용하는 종교’로 요약된다. 이렇게 볼 때 불법활용은 너른 의미에서 모든 종교의 교지까지 통합 활용하는 조화의 방향까지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불법활용의 이념을 개인에 조명하면 ‘조화의 인간상’을 밝힌 것이며, 사회 전체의 면에서는 종교와 생활, 진리와 인간, 성과 속, 그리고 일체 종교를 조화시킨 조화주의의 천명이라 할 것이다.
무아봉공
《정전》 교의편 제7장에서 ‘무아봉공’은 “개인이나 자기 가정만을 위하려는 사상과 자유 방종하는 행동을 버리고 오직 이타적 대승행으로서 일체중생을 제도하는데 성심성의를 다하자는 것이니라”고 했다. 봉공의 이념은 초기 교단에서 등장하고 있다. 방언공사 중 토지소유권 분쟁시에 소태산은 “우리의 본의가 공중을 위해 활동하기로 한 것인데…그대들은 자타의 관념을 초월하고 오직 공중을 위하는 본의로만 부지런히 힘쓴다면”(《대종경》 서품9)이라고 말하여 교단의 이념이 봉공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 후 구인제자에게 기도를 하게 한 후 “그대들의 몸에 창생을 제도할 책임이 있음을 항상 명심하라”(《대종경》 서품13)고 하여 이타적 대승행을 강조하고 있다. 그 후 백지혈인의 이적이 나타난 후에도 무아봉공의 정신을 말하여 무아봉공이 원불교적 순교의 정신이며 중생(重生)의 의미를 지닌 것인 동시에 전무출신의 근본정신임을 암시하고 있다. 무아봉공은 개인적으로는 무명에 가린 마음에서 벗어나 밝은 지혜광명의 세계에 들고자 하는 개인수행의 차원을 포함하고 있다. 무아란 개인 수행의 궁극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아봉공의 진정한 의미는 사회적으로 봉공의 차원으로까지 확대 조명할 때 이해가 가능하다고 본다. 무아봉공의 강령은 여타의 원불교 교리 중에서 사요의 공도자숭배의 정신과 상통한다. 공도자숭배의 실천적 방향은 공익심 있는 사람으로 돌리는 것(《정전》 일상수행의 요법)이므로 이 무아봉공은 사요의 정신과 통하면서도 봉공의 의미를 심화시키고 있다. 한편 무아봉공의 이념은 정치의 근본으로 파악되기도 한다. 정산은 “우리 사대강령에 무아봉공은 고금좌우를 통한 도덕정치의 근본이니 진정한 주의자는 무아의 이치를 철저히 깨쳐서 사심 없이 봉공하는 이요, 명예나 권력에 추세하여 망동하는 이는 한 국가의 건설에 주인은 될 수 없나니라”(《정산종사법어》 국운편27)고 말한다.
나아가 이 무아봉공의 이념은 일개 국가나 민족의 정치이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요, 평화의 세계, 하나의 세계를 이룩하는데에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정산은 ‘유일’의 뜻을 밝히면서 “유일한 목적이란 곧 제생의세요, 유일한 행동이란 곧 무아봉공이요, 유일한 성과란 곧 일원세계 건설”(《정산종사법어》 경륜편4)이라 하여 일원세계로 화하는 세계주의를 지향하는 행동은 무아봉공의 이념에 바탕을 두어야 함을 말한다. 사대강령의 정각정행・지은보은・불법활용이 모두 무아봉공을 위한 것이라는 《불교정전》의 내용처럼 개인으로 보면 수행의 궁극과 봉공의 인간상을 지향하는 이념이 되며, 대외적으로는 세계주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실천이념이 된다 하겠다.
교리적 특성
《원불교교전》에서 원불교 교의의 핵심인 일원상의 진리와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 공부의 요도 삼학팔조의 끝에 사대강령을 제시한 것은 교의의 체계를 결론적으로 사대강령으로 집약시켜 이를 대외적으로 실현시킬 사회화의 방안으로 강령화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요컨대 《원불교교전》에서 수행편의 결론을 법위등급으로 볼 때, 교의편의 결론적 성격을 사대강령으로 매듭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사대강령에서 각 강령의 논리구조를 살펴보면 일원의 진리가 지닌 양면적 구조와 통함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무아봉공의 경우 일원의 진리를 인간에 적용하면 무아와 봉공으로 나타난다. 이는 일원상의 진리와 같은 양면성을 지니면서도 하나의 행위에 수렴케 되므로 ‘양면적 일행성(一行性)의 논리’라 규정할 수 있다. 일원의 진리가 언어도단의 입정처이면서 유무초월의 생사문이 되는, 그래서 대공심(大空心)일 때 대공심(大公心)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처처불상 사사불공, 무시선 무처선, 동정일여 영육쌍전 등의 교리표어와 관계를 살펴보면 상호 표리적 관계로서 실천 강령을 조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표어가 개인의 신앙과 수행에 바탕을 둔 내면적 경향이 비교적 강하다면, 사대강령은 이를 수렴하면서도 대외적이며 대사회적인 요소까지 포함되어 있어 외면적이며 역동적 경향이 보다 강한 이념으로 보아도 좋다. 곧 사대강령은 표어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역동적이며 사회적 실천이념으로써 세계성을 지향하는 중요한 강령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鄭玄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