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내용 의의
개요
원불교 기본교리의 하나인 사은(四恩)의 한 가지. 동포는 같은 포태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생명체를 의미하며, 좁게는 같은 모태, 같은 종족으로부터 넓게는 자연의 포태를 공유하는 일체생령을 의미한다. 원불교에서 이들 동포는 유기적 관계 속에서 서로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를 끼친다고 본다.
내용
인간사회는 끊임없는 갈등・대립・투쟁의 연속처럼 보일 경우가 많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는 물론, 단체, 사회, 국가, 민족, 종교, 사상 등 어디를 살펴보아도 상호간에 대립과 투쟁이 끊이지 않는 치열한 각축장을 이룬다. 그리하여 약육강식・적자생존이라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투쟁의 장으로 보이는 것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벌레나 새 한 마리까지도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싸움이 도처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원불교에서는 이러한 동포 상호간의 관계를 대립과 투쟁의 관계로 보지 않고, 상부상조하며 공생공영(共生共榮)하는 은혜의 관계로 파악하는 관점에서 동포은을 강조한다. 곧 모든 동포는 하나의 그물망처럼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서로의 생명을 존속케 해주는 은혜의 관계로 얽혀 있다고 본다. 나아가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바로 ‘법신불일원’의 나타남 아님이 없는 바, 특히 나의 입장에서 볼 때 모든 인류형제는 물론이고 금수초목까지도 나의 생존유지에 없어서는 살지 못할 은혜로 맺어져 있다고 본다.
이러한 유기적 은혜관계 그 자체를 동포은이라 한다. 원래 동포라는 개념은 같은 어머니의 포태(胞胎)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를 지칭한 것이나, 일반적으로는 한 민족 또는 한 나라에 속하는 백성들로까지 확대하여 동포라 부른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동포의 개념은 한 민족에 속하는 백성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인류가 한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형제자매와 같은 윤기로 맺어져 있다고 보며, 나아가서는 금수와 초목으로까지 그 범위를 확대 해석하고 있다.
곧 ‘법신불일원’의 진리에 바탕하여 전 인류는 물론이고 육도사생(六道四生)의 일체생령, 더 나아가서는 유정(有情) 무정(無情)의 일체 만물이 하나의 생명기운으로 연계되어 있다고 본다. 이러한 동포은에 대해 《정전》 ‘동포피은의 강령’에서는 “만일 동포의 도움이 없이, 동포의 의지가 없이, 동포의 공급이 없이는 살 수 없다면 그같이 큰 은혜가 또 어디 있으리요”라 하여, 서로 없어서는 살지 못할 기본적인 관계 그 자체를 동포은이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동포간의 경쟁・갈등・대립・투쟁의 관계는 일시적이요 부분적인 것일 뿐, 전체적이요 영원한 입장에서 그들의 관계는 상의상자(相依相資)하며 상부상조하는 은혜의 관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동포은의 기본적 의미는 동포라는 이웃이 존재하여 상의상자의 관계를 맺으며 우리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하여주는 생존의 은혜를 말한다. 그것은 우주의 모든 존재가 궁극적 진리인 ‘법신불일원’의 한 포태 안에서 태어난 한 동포요 한 형제자매로서, 서로 없어서는 살지 못할 상의상자의 은적 관계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누구나 자기 혼자만으로서는 살아갈 수 없고, 오직 동포라는 이웃이 존재하여 자리이타(自利利他)로 상생상화하며 더불어 살아가게 된다.
동포은을 발견하고 느껴서 자리이타의 정신으로 상부상조하면, 우리는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희망의 미래지향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는 이해와 화합과 사랑과 존경이 넘치고, 가정・단체・사회・국가・민족 각각의 사이에는 융화와 협력과 평화가 충만한 세계가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동포은을 발견하고 보은실천에 노력하면 이 세상이 그대로 커다란 은혜의 덩어리요, 만물이 모두 법신불의 은혜로운 화신임을 알게 되어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언제나 보은 감사생활로 복혜를 증진하게 되고, 날마다 좋은 날이 되며, 매일매일 다시 태어나는 삶이 된다.
모든 사람이 상생상화의 선연을 맺게 되고, 시방일가(十方一家)・사생일신(四生一身)의 진리를 깨치고 체험하게 된다. 세계는 차츰 갈등과 전쟁이 없어지고, 평화와 화합의 길에서 하나로 만나게 된다. 만물 또한 상생상화의 기운으로 함께 진급하고 제도받아 광대무량한 불국토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동포은을 발견하고 보은 실천에 노력하는 사람은 모든 인류를 내 형제같이, 나아가 육도사생과 만물을 내 몸같이 아끼고 사랑하여 언제 어디서나 사랑의 기운이 넘치게 된다.
의의
동포은에 담겨져 있는 구체적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우주의 모든 존재는 근원적으로 궁극적 진리인 ‘법신불일원’의 한 포태 안에서 태어난 동포요 형제자매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육도와 사생이 한 몸(六道四生是一身)이요, 시방삼계가 다 나의 집(十方三界是吾家)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정산종사는 “한울안 한이치, 한집안 한권속, 한 일터 한 일꾼으로 일원세계 건설하자”라는 삼동윤리(三同倫理)를 강조했다.
둘째, 사농공상의 생활에 있어 모든 인간들은 상보적 관계에 있으며, 자리이타적 공생공영의 은혜관계로 얽혀 있다. 이는 마치 나의 몸 가운데 육근(六根)과 사지(四肢)가 한 몸을 이루면서 서로 상부상조함과 같다.
셋째,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한 그루의 나무뿌리에서 뻗어나온 줄기와 가지와 잎과 같이, 하나의 생명기운으로 얽혀 있는 형제자매요 생명의 동포이다. 그들 모두에게는 죽지 않고 살려고 하는 생(生)의 의지가 있으며, 모든 생명체는 근본적으로 함부로 훼손당하지 않을 생명의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동포보은의 강령으로서 무엇보다 요청되는 것은 상부상조하는 자리이타의 실행이다. 사농공상의 직업과 각자의 위치에서 근실하게 활동하면서 서로가 자리이타의 공정한 입장에서 상생상화의 은혜를 이루어 가는 것이 동포보은의 핵심적 요체이다. 한편 이렇게 모든 동포가 자리이타의 도로써 보은을 실천하면, 서로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개인・가정・사회・국가 각각의 사이에 사랑과 친목과 소통과 평화가 이루어져 이상적 낙원세계가 건설될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만일 동포배은을 한다면 개인, 가정, 사회, 국가 각각의 사이에 갈등과 반목이 일어나고, 나아가서는 자칫 평화가 깨지고 전쟁의 세계가 되고 말 것이다.〈魯大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