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대사전„

원불교 용어사전

예전
[禮典]

개요 편찬의 사상적 배경 예전의 편수 과정 예전의 사회적 성격

개요

원불교 기본교서의 하나. 소태산대종사가 1926년(원기11)에 허례를 폐지하고 예(禮)의 근본정신을 드러내고자 ‘신정의례’를 제정한 후, 1935년(원기20)에 《예전》을 편찬 발행했다. 그 후로 더욱 수정 보완하여 1968년(원기53)에 다시 발행했다. 그 내용은 사회생활 속에서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문제를 예의 규범으로 정한 통례편, 가정생활에 있어서 출생으로부터 성년・결혼・회갑・상장(喪葬)・제사에 이르기까지 인간 일생의 예법을 규정한 가례편, 교단에서 각종 종교의식을 행하는 규범을 정한 교례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불교의 모든 예법이나 예식 행사는 이 《예전》에 근거하여 행하게 된다.

편찬의 사상적 배경

원불교는 개화기와 일제강압기에 우리 민족이 당면한 역사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조용한 가운데 개혁적 자세를 견지하면서 발전했다. 일제는 조선총독부를 통해서 종교계 친일세력을 육성・보호・이용함과 동시에 종교계 세력을 분할 통치하여 결집된 힘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종교정책의 변화를 시도했다. 특히 1920년대는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됨에 따라 강압적인 통치에 한계를 느낀 일제는 문화정치를 내세워 회유를 통한 민족분열정책으로 선회했다.

그러한 가운데 시대사조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었으며, 종교・사회・문화적 환경 또한 변모하고 있었다. 따라서 종교・사회・문화적 환경을 주도할 본질로서 예의 변화가 요청되었던 것이다. 소태산은 1917년(원기2) 8월에 제자들과 함께 저축조합(貯蓄組合)을 창설하여 제자들로 하여금 술과 담배를 끊고, 의복과 음식 등을 절약하여 생긴 금액을 저축하게 했다. 이러한 일련의 시도는 소태산의 종교적인 지도력에 바탕하여 근검절약과 허례타파의 정신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모습인 것이다.

이러한 정신은 당시 예법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준다. 당시의 예법이 너무나 번거로워 사람들의 생활에 많은 구속을 주고, 경제방면에도 공연한 낭비가 되어 사회의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음을 보고 1926년(원기11) 2월에 신정의례(新定儀禮)를 발표하여 다음과 같이 혁신예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① 출생의 예:입태(入胎) 전후에 산모와 가권이 주의하는 법, 산아 명명하고 출생표기 세우는 법, 축의 등을 저축하여 교육비에 충용하는 법 등.

② 성년의 예:성년식 거행하는 법, 성인으로 대우하는 법.

③ 혼인의 예:혼인 소개소 두는 법, 약혼하는 법, 새 식순에 의하여 결혼하는 법, 절약된 금액으로 공익사업하는 법 등.

④ 상장(喪葬)의 예:간략한 복표로 최고 49일 착복(着服)하는 법, 새 식순에 의하여 출상(出喪)하는 법, 절약된 금액으로 공익사업하는 법, 풍수 명당설을 타파하고 공원 묘각(廟閣) 건설하는 법 등.

⑤ 제사의 예:장차 자녀와 은법 자녀가 동일한 기념주 되는 법, 새 식순으로 기념하는 법, 절약된 금액으로 공익사업하는 법 등.

신정의례는 사람의 출생으로부터 사후의 제례에 이르기까지 인간생활의 전반에 걸쳐 번거롭고 미신적인 풍속을 탈피하고 실질과 공익에 바탕을 둘 것을 주된 이념으로 삼았다. 또한 원불교의 사기념예법(四紀念禮法)을 발표했으니,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공동생일기념:회상의 생일과 교도들의 공동생일을 한 날로 합동 기념하자는 것.
② 명절기념:재래의 수많은 명절들을 한 날로 교당에서 합동 기념하자는 것.
③ 공동선조기념:부모 이상 선대의 모든 제사를 한 날로 공동기념하자는 것.
④ 환세기념(換歲紀念):새해를 교당에서 공동기념하자는 것.

이와 같이 신정의례와 사기념예법을 실행함으로써 각자의 생활에 도움을 얻을 뿐만 아니라, 절약된 금액으로 공익사업을 하라고 권장했다. 허례허식을 규제하자는 현실적 개혁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예법을 실행하여 절약된 금액을 공익사업에 사용하도록 했음은 인간개조, 생활개혁, 사회개조 등을 가능케 하는 정신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강제성을 띠지 않고 “이해 있는 이들부터 먼저 실행하라”는 부촉과 스스로 모범을 보인 일은 또 하나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원불교의 혁신예법은 당시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 결단이었다. 《주자가례(朱子家禮)》가 중심이 된 조선시대의 예법이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번거롭고 까다로웠으며, 한편으로 미신풍속에 깊이 빠져 있었던 상황을 개혁하기 위해서 소태산은 저축조합과 신정예법, 사기념예법을 발표한 것이다. 그리고 교도들은 실질적이고 간편한 혁신예법을 서로 앞장서서 실행했다.

예전의 편수 과정

① 《예전》의 발간:소태산은 1926년(원기11)에 허례를 폐지하고 예의 근본정신을 드러내고자 혁신예법으로서 신정의례와 사기념예법을 제정한 후, 1930년(원기15)에는 《예전》 편성에 들어갔다. 그 후 약 5년간의 편수과정을 통하여 1935년(원기20) 8월에 원불교 기본교서의 하나로서 《예전》을 발간했다. 《예전》의 총론에서는 신정의례의 대요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인생은 우주만령(宇宙萬靈)의 주인이요 영장(靈長)이다. 이 주인과 영장으로서 만령에 우월한 예법이 없고 보면 어찌 그 주인과 영장의 가치를 일우리요. 그러함으로 몯은 예법이 과거로부터 있엇으나 시대와 인심을 따라 과거에는 적합하든 예법이라도 현재에 와서는 적합치 못하는 수가 있고 현재에는 적절한 예법일지라도 미래에 가서는 부적당할 수가 있나니 우리는 이에 각성하야 시대와 인심을 딸어서 구례(舊禮)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신구(新舊)를 물론하고 적절한 예법을 발견하야 그 예법에 대한 실행이 많으면 많은 그대로 정성이 많으면 많은 그대로 일반 사회에 발전을 도와주게 하며 유익은 주게 할지언정 그 반면 몯은 예식을 행하는 대로 일반사회의 발전을 장애하며 해독은 주지 않게 하기로써 신제예전(新制禮典)을 편성하는 바이다. 시창십오년(始創十五年) 류하절(榴夏節).”

이것은 구습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시대에 적절한 예법을 통하여 사회 발전과 유익을 목표로 하는 예법임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예전》의 내용은 총론과 9편의 예로 구성되어 있다. 그 성격은 출생례(出生禮)・성년례(成年禮)・혼례(婚禮)・상장례(喪葬禮)・제례(祭禮)와 같은 가례와 유공인상제례(有功人喪祭禮)・사기념례(四紀念禮)・학위승급례(學位昇級禮)・설법례(說法禮)와 같은 교례의 두 가지로 대별된다.

위에서 나타나듯이 《예전》은 신정의례와 관혼상제 및 사기념예법을 중심으로 하고, 유공인상제례, 학위승급례, 설법례 등을 싣고 있다. 그중에서 관혼상제의 예는 전통예법인 《주자가례》의 차서와 체제와 유사한 점이 있지만, 예식의 간소화나 경비의 절약과 보시 등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제자 여쭙기를 ‘관혼상제의 모든 예식에 다 절약을 주로 함이 옳사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모든 예식에 과도한 낭비는 다 삼갈 것이나, 공익사업에 헌공하는 바도 없이 한갓 인색한 마음으로 절약만 하는 것은 혁신 예법의 본의가 아니며 또한 같은 절약 가운데도 혼례는 새 생활의 비롯이니 절약을 주로 하여 생활의 근기를 세워줌이 더욱 옳을 것이요, 장례는 일생의 마침이니 열반인의 공덕에 비추어 후인의 도리에 소홀함이 없게 하는 것이 또한 옳으리라.’”

소태산은 1930년부터 《예전》 발행을 준비해 오다가 총독부의 ‘의례준칙’ 제정과 전북의 《의례편람》 발표 소식을 접하고, 그것을 참고하여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전》에는 ‘의례준칙’과 《의례편람》에서 언급하지 않은 출생의 예, 성년의 예를 제시함으로써 서로 구별된다. 그리고 종교적인 입장에서 가례와 교례를 제시하는 등 독창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② 《예전》의 변천:소태산의 열반 후 법통을 계승한 정산종사는 교단의 발전과 국민의례 교육의 긴급함을 느끼고 《예전》의 증보개편을 착수했다. 그 결과 1951년(원기36) 9월에 《예전》 전3편을 탈고하고, 이듬해인 1952년(원기37) 6월에 임시판으로 발간했다. 《예전》(임시판)은 제1편 조신(操身)의 예(19장)・제2편 가정의 예(8장)・제3편 교회의 예(16장)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종전의 《예전》과 비교하여 살펴보면 조신의 예(19장)가 새로 편입되었고, 가정의 예에 회갑(回甲)・천도재(薦度齋)가 증보되었다. 아울러 교회의 예에 봉불(奉佛)・법회(法會)・득도(得度)・은법결의(恩法結義)・대사(戴謝)・봉고(奉告)・특별기도(特別祈禱)・축하(祝賀)・영모전(永慕殿)・영모원(永慕園)・대향(大享)・교의(敎儀) 등이 새로 편입되고, 그 밖의 예도 많이 개편되었다. 그중 조신의 예는 개인의 몸 가지는 통례로써 모든 사람이 예의 근본을 닦게 하는 요법이 되고, 영모전 대향례법(大享禮法)은 기념일과 기념묘우(廟宇)를 통일하여 소태산 이하 역대 열위선영(列位先靈)께 공동 향례를 올리도록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1953년(원기38) 6월 1일 일제히 하향(夏享)을 거행함으로써 원불교는 새 대향(大享) 예법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또한 ‘통론’(조신의 예)과 ‘변의(辯疑)’(가정의 예・교회의 예)는 《예전》(임시판)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통론에는 “평범한 가운데 진리가 있고 비근(卑近)한 내면에 법도가 있어서 만일 정성으로써 수행하지 아니하고는 능히 그 실경(實境)에 도달하기가 어려울 것이니 어찌 한갓 쉽게만 생각할 수 있으리요”와 같이 예법의 실행을 권면하고 있다. 또한 변의에는 예법의 실행에 따른 의문사항을 8문항(가정의 예)과 7문항(교회의 예)으로 제시하고, 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내용은 훗날 현행 《예전》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생략되고, 《정산종사법어》 예도편에 대부분 편성되었다. 그 후 《예전》(임시판)은 수정 보완되어 1968년(원기53) 3월에 현행 《예전》으로 발행되었다. 그 내용은 예의 근본정신과 《예전》 편성의 목적을 밝힌 총서편과 사회생활 속에서 인간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문제를 예의 규범으로 정한 통례편(18장), 가정생활에 있어서 출생으로부터 성년・결혼・회갑・상장・제사에 이르기까지 인간 일생의 예법을 규정한 가례편(8장), 원불교에서 각종 의식을 행하는 규범을 정한 교례편(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원불교의 모든 예법이나 예식 행사는 《예전》에 근거하여 실시하고 있다. 결국 원불교 《예전》이 완성되기까지는 소태산의 대각 이후 약 53년의 발전과정이 소요되었다. 현행 《예전》의 구성에 비추어보면, 1935년(원기20)에는 9편의 내용이 가례편과 교례편에 해당하고, 1952년(원기37)에 조신의 예가 새롭게 편성됨으로써 통례편으로 확정되었다. 하지만 시대에 맞는 예법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1968년(원기53)에 발행된 《예전》의 구체적인 내용은 앞으로도 연구 보완의 노력을 계속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전의 사회적 성격

① 사회질서의 확립:일반적으로 종교의례는 절대 신비를 현실에서 재현하여 신도 대중을 그 신비에 참여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사회가치나 집단을 인간과 초자연, 성스러운 것과 연결함으로써 사회가치, 계층의 존재 등에 정당성을 제공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종교의례가 현실생활과 직결되지 않거나 너무 형식이 번잡하여 사회생활 속에서 그 예법을 실천하기가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

이에 비하여 원불교의 예법은 사회의 질서를 확립하는 대사회교화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산 역시 ‘예는 원래 시대와 국토에 따라 그 형식이 한결같지 아니할 뿐 아니라, 지금은 묵은 세상을 새 세상으로 건설하는 중요한 시기에 당한지라’고 하여 새로운 문명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예법 개혁의 당위성을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예전》의 특징으로써 사회질서의 확립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원불교 예법은 예법의 사회화 이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사회질서가 확립되는 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전》의 통례편은 사회생활 속에서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예의규범을 정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례편을 살펴보더라도 사회질서의 확립을 중시하는 점을 알 수 있다. 《예전》은 개인의 신앙과 수행에만 그치거나 교단의 의례로써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질서를 확립하여 ‘예법의 사회화’를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② 허례허식의 폐지:과거의 예법과 그 근본정신에 있어서 상통하면서도 예를 실천하는 방법이나 형식이 시대에 맞고 간소화된 《예전》은 여러 측면에서 혁신예법의 실제를 보여주고 있다.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경제적 낭비를 야기하는 허례허식의 폐지를 《예전》이 지니는 특징으로 들지 않을 수 없다. 허례허식 폐지의 주창은 ‘대종사께서 조선의 근대예법이 너무나 번거하여 인류 생활에 많은 구속을 주게 하고 또는 경제방면에도 무단한 허비를 나게 하여 도리어 사회발전상 장애된 바가 있음을 개탄하사 일찍이 그 개혁에 유의하셨던바’라는 데에서 잘 드러난다.

소태산은 출생과 성년, 혼인, 상장, 제사의 예에서 허례허식을 다음과 같이 진단하고, 각각 그에 따른 혁신예법을 제시했다. 소태산은 출생부터 제사에 이르기까지 전통예법이 허례허식에 기울어졌음을 진단하고 그 모든 구속과 허례를 일체 타파하고 개혁하기 위해 《예전》을 발행한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각각의 예를 실행함에 있어서 종족 향리의 많은 비방은 물론이요, 제자들의 이해가 부족한 점도 있었으나, 그 근본정신을 세움으로써 이해를 도모했다.

③ 공익실현의 원천:《예전》 편성의 목적은 ‘누구든지 이대로 잘 실행한다면 예의 본말을 아울러 얻는 동시에 세상의 발전 향상에 한 도움을 얻게 될 것’이라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세상의 발전과 향상에 도움을 얻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혁신예법을 시행함으로써 절약된 금액으로 공익사업을 하는 동시에 각자의 생활에도 도움을 얻도록 했다. 출생의 예를 실행하여 절약된 금액은 불사나 공공사업 또는 유아의 장래 교육비로 사용하며, 혼인의 예를 실행함으로써 생긴 금액은 생활기금으로 적립함과 아울러 회갑의 예를 통해 절약된 금액은 양로기금으로 적립하라고 권면하는 것이다.

사회질서를 확립하는 예법을 실행함에 있어서 허례허식을 폐지하고, 그 절약된 금액으로 공익을 실현하도록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삶에 도움이 되면서 인생을 윤택하고 풍부하게 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소태산은 자신이 혁신예법을 먼저 실행하는 모범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교도들에게도 그 실천을 독려했다. 〈金道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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